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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3월 26일 아침, 경북 영덕군 축산면의 한 야산에서 시작된 불길이 수백 년 된 소나무 한 그루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이 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닙니다. 천연기념물 제527호, 바로 ‘만지송(萬枝松)’이었습니다.

     

    영덕 만지송


    영덕 만지송 : 가지가 ‘만 개’처럼 퍼진 전설의 소나무

    ‘만지송’은 그 이름처럼 수많은 가지가 퍼진 독특한 생태적 형태를 가진 소나무로,
    높이 약 13m, 둘레는 5.2m에 이릅니다.
    무려 수령 400년으로 추정되며, 201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은 나무였습니다.

    이 소나무는 지역 풍수 신앙의 중심이자, 마을의 수호목으로 여겨졌고,
    마을 사람들의 정성어린 관리 속에 살아온 살아있는 문화유산이었습니다.

     

    이름 속에 담긴 비범함

    만지송(萬枝松)’이라는 이름은 ‘만 개의 가지를 가진 소나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지가 사방으로 복잡하게 뻗어나가며, 그 모습이 마치 작은 숲을 이루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하나의 나무지만 마치 여러 나무가 엉켜 자라는 듯한 독특한 수형은,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희귀한 형태입니다.

    외형적 특징

    • 수령: 약 400년
    • 높이: 약 13m
    • 둘레: 약 5.2m
    • 형태: 수많은 가지가 사방으로 뻗어 있는 분지형(分枝型) 소나무
    • 지정 현황: 2012년 7월 31일, 천연기념물 제527호 지정

    이러한 생물학적 특징은 학술적 가치뿐 아니라 생태 연구 자료로도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지역 문화와 신앙의 중심

    만지송은 단지 크고 오래된 나무로 끝나지 않습니다.
    영덕 도곡리 마을 사람들에게는 수호신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마을 입구에 위치한 이 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풍수적으로 '액운을 막아주고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신목(神木)'으로 여겨졌습니다.

    매년 정초가 되면 이 나무 앞에 간단한 제를 지내며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풍습이 전해져 왔고,
    주민들 스스로도 풀 한 포기 뽑지 않고 주변을 가꿔왔을 만큼 정성과 애정이 깃든 보호가 이루어졌습니다.


    문화재로서의 의미

    만지송은 우리나라 고유의 자연유산 보호 제도인 천연기념물 제도를 통해 지정된 나무입니다.
    이는 단지 오래된 나무라는 이유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학술적·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공인된 평가를 받은 결과입니다.

    천연기념물 지정 사유

    • 독특한 가지 형태로 생태적 희귀성 보유
    • 장기간 자연적으로 자라온 생물학적 완성도
    • 지역 주민들과의 공존의 역사와 풍속적 가치
    • 문화적·신앙적 상징성

    2025년 봄, 산불 발생 경과 요약

     

    • 일시: 2025년 3월 26일 오전 10시경
    • 장소: 경북 영덕군 축산면 도곡리 일대
    • 상황: 강풍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불길 급속 확산
    • 초기 대응: 헬기 5대, 소방차 20여 대 긴급 투입
    • 피해 예상: 천연기념물 ‘만지송’ 전소 가능성 제기

    3월 26일 오후 4시 기준 대부분의 불길은 잡혔지만, 잔불 제거와 야간 감시 작업이 계속됐습니다.
    문화재청은 만지송의 피해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항공 촬영과 현장 열화상 촬영을 진행 중이며,
    전소 가능성이 높다는 영상 자료도 확보한 상태입니다.


    2025년, 또 다시 찾아온 ‘봄철 대형 산불 시즌’

    최근 5년간 봄철 산불이 연례행사처럼 되면서,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번 산불은 그 피해 규모나 역사적 상징성 면에서 역대급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 2022~2024년 봄철 산불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며
    • 특히 강원, 경북, 경남 지역 중심으로 발생 빈도와 피해 면적 모두 증가하였고
    • 기후변화로 인한 건조한 날씨 + 강풍 조합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합니다.

    이번 산불은 단순한 산림 피해를 넘어, 자연 속에서 세월을 견뎌온 문화재의 소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만지송’처럼,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마을의 나무 하나, 바위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와 이야기를 담고 있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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